[문화생활정보]삶의 의미를 묻고 고민하는 청춘이 되길(행복한가)
등록일 : 2026-04-30 작성자 : 박서진 조회수 : 7

어느 봄날, 눈 부신 햇살만큼이나 따뜻한 소식 하나가 I대학교 캠퍼스를 찾아왔습니다. 눈길을 끄는 현수막도 대대적인 보도자료도 없었지만, 캠퍼스 내에는 쉽게 식지 않을 온기가 남아 있었습니다.

이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두 사람의 진심 어린 선택이 남긴 흔적이었는데요. 진정성이 담긴 마음만큼의 여운 또한 학생들의 가슴 속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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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각각 5천만 원과 3천만 원, 총 8천만 원을 ‘사회과학대학’을 특정하여 기부했습니다.

취업률과 성과 지표가 교육의 기준처럼 여겨지는 시대, 이공계 중심의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온 인문·사회 계열을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의 마음이었습니다.

더욱 인상 깊었던 점은, 이들이 세제 혜택조차 정중히 사양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마 그들이 남기고 싶었던 것은 숫자로 남는 대단한 기록이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의 대학이 어디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진정한 방향이었을 것입니다.

 

한 기부자는 대학이 어느새 ‘취업 준비 기관’처럼 인식되는 현실을 담담히 짚었습니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기술 이전에, 어떤 세상을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묻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삶의 의미를 스스로 사유할 줄 아는 교양인,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길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가 남긴 짧은 문장 안에는 ‘교육이 끝내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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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기부자의 이야기는 오랜 삶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평생을 일터에서 보내며 대학을 자신과는 먼 세계로 여겼던 그는, I대학교를 졸업한 자녀가 삶의 무게와 선택을 고민하며 조금씩 성숙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진정한 교육의 힘을 체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래서 대학에 다녀야 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은 학교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바뀌었고, 그 마음은 다시 대학으로 향했습니다. 그가 바란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스스로 묻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는 일이었죠.

 

학교는 신원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존중하면서도, 이들이 남긴 메시지만큼은 구성원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기술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인간과 사회를 깊이 이해하는 성찰의 힘이 더 중요한 역량이 된다는 믿음이 학생들에게 닿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준은 결국,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의 깊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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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기부가 남긴 가장 큰 울림은 금액 그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대학은 왜 존재하는지, 우리는 배움을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다시 묻게 만든다는 점이었죠. 짧지만 아름다운 봄날의 소식처럼 조용히 전해진 이 메시지는 캠퍼스 안에 오래도록 남아 사람들의 가슴 속을 거닐 것입니다.

 

누군가가 강의실에서, 도서관에서, 혹은 진로를 고민하는 밤에 잠시 멈춰 서게 되는 순간마다, 이 선택은 보이지 않는 응원으로 곁에 머물며 말을 건넬 것입니다. 삶의 의미를 묻고, 그 답을 스스로 찾아가려는 청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인술로써 세상을 구하고, 어짊과 덕으로 세상을 구한다'라는 대학의 설립 이념처럼 학생들의 마음에 작지만 풍성한 봄날의 꽃을 피우는 이야기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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