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음에 드는 날이 있다. 아주 드물게.
별로라고 느끼는 날은 좀 더 많고, 한심한 날이 더 많다.
가끔은 정말 밉다.
내가 나를 이렇게도 싫어하는데, 이해가 안 되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
힘껏 밀어내면 저만치서 기다리고,
실수해서 혼날까봐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슬쩍 올려다보면 괜찮다고
그래도 이만큼은 잘했다고 말하고,
뭔가 좀 잘 풀려 깜박 들떠서 우쭐대다
화들짝 들킨 마음에 돌아봐도 엄지를 들고 있다가 눈을 마주치면 박수를 친다.
못난 외모와 못된 버릇들까지 나만의 매력으로 봐준다.
끝까지 믿지 못하고 도대체 나한테 바라는 게 뭐냐고 다그쳐도,
"내가 보기에 너는 참 좋은 사람, 근사하고 매력적인 사람이야.
부탁이 있는데 너도 나처럼 너를 그렇게 보면 좋겠다.
아니어도 되고 그냥 내 바람이니까." 라며 싱긋 웃는다.
머리나 취향 중에 하나는 이상한 게 분명하다. 어쩌면 둘 다.
아니면 아픈 앤가. 그래도 좋다.
너를찾지 못했으면, 만나지 않았으면 어땠을지 아득하다.
생각난 김에 화살 기도를 쏜다.
남은 삶의 길에서 우리가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기를.
- 슝슝 저, <부디 당신이 사랑을, 사랑을 선택하기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