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정보]군고구마 한 봉지에 숨겨진 23년의 이야기(행복한가)
등록일 : 2026-05-28 작성자 : 박서진 조회수 : 7

울산 북구 농소동에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용히 이어져 온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이곳의 ‘이웃 사랑해’라는 예쁜 이름의 모임은 군고구마를 팔아 얻은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며, 지역 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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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임의 시작은 200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모임의 이 회장은 친구와 식사를 하던 중, 같은 아파트에 살던 어린아이가 소아암으로 투병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우리가 한 번 도와보자”는 마음을 모았습니다. 마침 대학 시절 학비 마련을 위해 고구마를 팔아본 경험이 있던 친구가 군고구마 장사를 제안했고, 그렇게 첫 발걸음이 시작되었죠.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첫해 모은 수익금 300만 원은 모두 아이의 치료비로 전달되었습니다. 작은 마음에서 출발한 행동이었지만, 그 선택은 단순한 일회성이 아니었습니다. 이후 코로나로 잠시 멈춘 2년을 제외하고, 총 23번의 시간을 지나며 이 모임은 단 한 해도 나눔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웃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3년 후에는 ‘이웃 사랑해’라는 이름도 생겼습니다. 2명으로 시작했던 모임은 이제 18명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회원들은 직장인, 자영업자, 가정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지만, 모두 같은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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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먼저 나와 불을 지피면, 본업을 마친 회원들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하나둘 합류합니다. 밤늦은 시간까지 고구마를 굽고, 때로는 직접 배달까지 나서며,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움직입니다.

이 회장은 “힘든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 말 속에는 오랜 시간 묵묵히 이어온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이 모임의 활동은 주변의 응원과 참여로 더욱 커졌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장비를 보관할 텐트와 전기를 지원하고, 근처 한의원에서는 고구마 운반용 트럭을 빌려주며 힘을 보탭니다. 처음에는 걱정하며 반대하던 가족들도 이제는 격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열흘간의 판매로 순수익 1천만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기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 곳에서 음료수를 들고 찾아오는 단골, 입소문을 듣고 와서 더 큰 금액을 내고 가는 손님, 돼지저금통을 통째로 건네는 자영업자까지, 이제는 군고구마를 사는 행위 자체가 기부와 응원의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수익금 1천만 원은 북구청에 전액 기탁되었고, 지역 사회복지시설과 저소득 세대 등 12곳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모임의 누적 기부액은 1억5천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금액보다 더 마음 속 깊이 남는 것은, 한 번의 마음이 20년 넘게 이어져 왔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를 돕겠다는 작은 결심이 이웃을 모으고, 지역을 움직이고,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된 것입니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혼자였다면 절대 못 했을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함께 땀 흘리는 회원들과 믿고 찾아주는 주민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는 내년에도 어김없이 같은 자리에서 나눔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보였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이렇게 오래도록 지켜온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군고구마 한 봉지에 담긴 마음은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따뜻한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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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나눔이 특별한 누군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평범한 이웃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손을 보태며 만들어낸 시간이라는 사실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누군가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가 한번 도와보자”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 순간, 그 작은 선택은 수십 년의 전통이 되었고 지역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결국 나눔이란 내 곁의 사람을 한 번 더 돌아보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웃 사랑해’ 모임은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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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2026-5-2818:54:15
박서진메신저님
감사합니다
좋은 글.감동의글
미쳐 읽지못해 송구합니다.
많은 관심으로 함께 해주심
기억 하겠습니다